며칠전 집주인으로부터 월세와 관리비를 올리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카페나 식당은 물론이고 주기적으로 가는 네일샵도 재료 인상으로 서비스 가격을 올리겠다는 공지를 했다. 요즘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다..😭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숨만 쉬어도 나가는 생활비를 생각하면 마치 마른 오징어에 즙을 짜내듯 짜내어지고 있는 기분이다. 사실 한국만 이런 상황은 아니기에 아직은(?) 한국을 떠날 생각까지 들진 않는다.
뉴스를 좀 찾아봤는데, 조금 오차가 있긴 할테지만 정말 폭등한 물가를 체감할 수 있었다.
2023년 9월 뉴스 내용에서 통계청 '통계프리즘'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55만 1천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는 월세나 수도세, 전기세, 식료품 등 먹고사는데 들어가는 돈만 46만 9천원으로 한 달 소비 금액의 30%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은 "1인 가구는 자가 비율이 낮아 실제 주거비 지출이 많고, 배달음식 등 외식을 자주 이용해 이 같은 지출 특성이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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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뉴스에서는 2024년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 8,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3.0% 증가하였습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40만 4,000원, 주류·담배 지출은 3만 7,000원,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9만원, 교통 지출은 33만 5,000원, 통신 지출은 12만 9,000원, 교육 지출은 24만 4,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http://www.korea.kr)
직장을 다니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월급의 절반 정도는 소비하게 된다고 한다. 영 틀린말은 아니지만 솔직히 가슴이 손을 얹고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등록해야 하고, 운동복이나 운동화도 구입해야 하고, 친구를 만나면 맛있는 음식을 사 먹고 커피도 마신다, 그리고 월1회 네일도 받고 가끔 배달음식이 먹고 싶으면 오랜 고민없이 배달앱을 켠다.
이렇게 물가가 치솟는 시점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절약하거나 수익을 늘리는 두 가지 옵션밖에 없다. 나는 일단 둘 다 한다. 뱅크샐러드라는 어플을 받아서 가계부를 정리하며 소비를 해야 할때 마다 두세 번은 생각해 본다. 그리고 국내 주식만 하던 내가 미국 주식을 시작했다. 한 달에 내가 마시는 커피 값 정도는 주식으로 버는데 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저축까지 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생각해 보면 물가가 오르며 내 관점도 많이 바뀌었다. '꼭' 소비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고 수익을 어떻게 더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주식 투자를 위해 국제 정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하루 소비액을 보는데, 예산이 남아있는 날에는 뭔가 모를 짜릿함을 느낀다. 오랫동안 운영해온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해 글을 쓰면서 협찬을 받는 체험단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인생이 좀 더 풍요로워진 것 같다.
만약 낮은 물가로 생각 없이 물 쓰듯 소비를 하는 삶이었다면 그 삶에 만족하며 더 이상 무언가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어쩌면 내가 한국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조성한 '결혼 적령기 나이' 프레임에 입성하게 되어 '돈'이라는 것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물가가 오른 걸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 재정 상황에 맞게 적절히 소비하며 행복하게 살면 장땡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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